개미와 버섯(ありときのこ)

미야자와 켄지(宮沢賢治)

 
  이끼 낀 지면에, 안개가 보슬보슬 내려서, 개미 보초병은 철모의 차양 아래에서 날카로운 눈으로 주변을 노려보고, 파랗고 커다란 고사리 숲 앞을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저쪽에서 꼬물꼬물꼬물꼬물 한 마리의 개미 병사가 달려 옵니다.
  "멈춰라, 누구냐!"
  "제128연대의 전령!"
  "어디로 가는가!"
  "제50연대 연대본부!"
  보초병은 슈나이더식 총검을 상대의 가슴에 비스듬히 겨눈 채, 그 눈빛이나 턱의 모양, 그리고 웃옷 소매의 모양이나 구두의 상태를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봅니다.
  "좋아, 통과!"
  전령은 바쁘게 고사리 숲 안쪽으로 들어갔습니다.
  안갯방울은 점점 작고 작아져서, 이제는 이미 옅은 우윳빛 연기로 바뀌었고, 풀이나 나무가 물을 빨아올리는 소리는 이쪽이나 저쪽이나 바쁘게 들려왔습니다. 아무리 보초병이라고해도 결국 졸려서 비틀거립니다.
  두 마리의 개미 아이들이 손을 잡고, 뭔가 몹시 웃으면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저편의 졸참나무 아래를 보고 깜짝 놀라 멈춰 섰습니다.
  "앗, 저건 뭐지? 저런 곳에 하얀 집이 생겼어."
  "집이 아니라 산이다."
  "어제는 없었어."
  "군인아저씨한테 물어보자"
  "좋아"
  두 마리의 개미는 달립니다.
  "군인아저씨, 저기 있는 건 뭐야?"
  "뭐야, 시끄럽다. 돌아가"
  "군인아저씨, 졸고 있었지? 저기 있는건 뭐야?"
  "시끄럽다니까, 뭐 말이냐, 이런!"
  "어제는 저런게 없었어"
  "이런, 큰일이다. 어이, 너희들은 어린이지만, 이럴 때는 훌륭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지? 잘 들어라. 너는 이 숲을 들어가서 아루킬 중령님을 뵈어라, 그리고 너는 더 달려가서 육지측량부까지 가는거다. 그리고 둘 다 이렇게 말하도록 해라. 북위25도 동경6리의 위치에, 목적을 알 수 없는 거대한 공사가 생겼습니다. 둘 모두, 한번 말해 봐라."
  "북위25도 동경6리의 위치에 목적을 알 수 없는 거대한 공사가 생겼습니다."
  "그래. 그럼 빨리, 그동안 난 절대로 이곳을 벗어나지 않을테니"
  개미 어린이들은 재빠르게 달려갔습니다.
  보초는 검을 잡고, 지그시 그 새하얗고 굵은 기둥의, 커다란 지붕이 있는 공사를 노려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점점 커져가는 것 같습니다. 일단 윤곽이 흐릿하게 하얗게 빛나고 부들부들부들부들 떨리는 것으로도 알 수 있습니다.
  갑자기 확 어두워지더니, 그곳의 이끼가 흔들흔들 흔들려서 개미 보초병은 정신없이 머리를 감쌌습니다. 눈을 뜨고 다시 보니, 그 새하얀 건물은 기둥이 부러져서 완전히 쓰러져 있습니다.
  개미 어린이들이 양쪽에서 돌아왔습니다.
  "군인아저씨. 상관 없다고 했어. 저건 버섯이라는 거래. 아무것도 아니래. 아루킬 중령님이 웃었어. 그리고 날 칭찬했어."
  "있잖아, 바로 없어진대. 지도에 넣지 않아도 괜찮대. 저런걸 지도에 넣었다가 지웠다가 하면 육지측량부같은게 백개 있어도 부족하대. 우와! 완전히 쓰러져버렸네"
  "방금 쓰러졌다" 보초병은 겸연쩍게 말했습니다.
  "뭐야, 아, 저런 녀석도 나왔어"
  저편에 생선 뼈 모양을 한 회색의 이상한 버섯이, 얼빠진듯이 빛을 내면서 가지가 붙거나 손이 나오거나 하면서 점점 지면에서 올라갑니다. 두 마리의 개미 아이들은, 그것을 가리키며 웃고 웃고 웃습니다.
  그 때 안개 저편에서, 커다란 붉은 해가 솟아오르고, 고사리도 솔이끼도 갑자기 확 파래지고, 개미 보초병은 다시 삼엄하게 슈나이더식 총검을 남쪽으로 겨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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