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나무(槐)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

 

  회화나무라는 나무의 이름을 기억한 것은 '돌베개'라는 잇츄부시(一中節)[각주:1]의 죠루리(浄瑠璃)를 들었을 때 였을 것이다. 나는 물론 잇츄부시같은 것을 배울 정도로 풍류객은 아니다. 단지 아버지나 어머니가 익히시는 것을 듣고 기억한 것이다. 그 문구는 아마 관세음보살의 '정원에 세월흐른 홰나무 가지'에 나오던가 했다.

  '돌베개'는, 한 집의 할머니가 돌베개에 여행자를 재우고, 노자를 뺏기 위해 위에서 밧줄로 매단 큰 돌을 떨어트려 여행자의 목숨을 빼앗는, 그런 곳에 아름다운 소년이 한명 하룻밤 묵어가길 청해온다. 할머니는 이 소년도 돌베개에 재우고, 역시 죽여서 돈을 뺏으려고 한다. 그런데 할머니의 사랑스러운 딸이 몰래 이 소년을 연모하여, 소년을 대신해서 죽어버린다. 그러자 소년은 관세음보살로 나타나, 할머니에게 인과응보를 가르치고, 그 할머니가 몸을 던져 죽은 연못은 지금도 센소지(浅草寺)의 경내에 '노파의 연못'(姥の池)이 되어 남아있다.─ 대충 이런 죠루리이다. 나는 소싯적에 쿠니요시(国芳)의 우키요에(浮世絵)에 이 이야기가 쓰여 있는 것을 봤기 때문에, '요시하라 팔경(吉原八景)'이니 '검은머리(黒髪)'이니 같은 것 보다도 '돌베개'에 흥미를 느꼈다. 게다가 또 그 쿠니요시의 우키요에는 관세음보살의 주름 표현등에 서양화풍의 기법을 응용하고 있었던 것도 기억하고 있다.

  나는 그 후 회화나무의 어린 나무를 보고, 그 어딘가 도안(圖案)적인 가지와 잎에 정말 관세음보살의 출현 등에 걸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4,5년 전에 베이징에 놀러가서, 계속 회화나무만 보게 되자, 언젠가 시취(詩趣)라고 부를 만한 것을 느끼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 단지 푸른 홰나무 열매의 꼬투리만은 여전히 풍류라고 생각한다

               베이징

      재버리는길 회화나무꼬투리 뿐이로구나(灰捨つる路は槐の莢ばかり)

(타이쇼 15년 10월)

http://www.aozora.gr.jp/cards/000879/card3825.html

 

  1. 죠루리의 유파 중 하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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