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노 호우메이씨(岩野泡鳴氏)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

 

  아마 가을의 늦은 밤이었을 것이다.

  나는 이와노 호우메이[각주:1]씨와 함께, 스가모(巣鴨)행 전차에 타고 있었다. 호우메이씨는 의기양양하게 양산 손잡이에 망토의 팔꿈치를 걸치더니, 평소처럼 소리높게 서양초화(草花)의 재배법이나 그가 자랑하는 건위법(健胃法)같은 것을 여러가지 나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런 와중에 어떤 박자였는지, 화제가 당시 평판이 있었던 어떤 소설의 팔림새로 옮겨갔다. 그러자 호우메이씨는 방약무인하게,

  "그런데 자네, 신진작가라던가 뭐라던가 해도, 그렇게 책이 팔리지는 않을 걸. 내 책은 대충 ─부 팔리는데, 자네등은 대체 몇부정도 팔리는가?" 하고 말했다.

  나는 약간 죄송스러워 하며, 어쩔 수 없이 '괴뢰사(傀儡師)'의 판매고를 답했다.

  "모두 그런건가?"

  호우메이씨는 다시 물었다.

  나보다도 저서의 판매고가 높은 신진작가는 많이 있다. ─나는 소설 두셋을 들며, 내가 측문(仄聞)한 판매고를 답했다. 그것들은 불행히도 그의 저서보다, 다수는 판매량이 좋음이 틀림없었다.

  "그런가? 의외로 잘 팔리는군."

  호우메이씨는 일순간 의심스럽다는 듯이 얼굴을 흐렸다. 하지만, 그것은 문자 그대로 일순간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아직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그의 눈에는 금새 발랄한 빛이 돌아왔다. 그리고 동시에 호우메이씨는 마치 세상을 동정하는 듯이, 여유있게 이렇게 말했다.

  "하기야 내 소설은 어려우니까."

  시인, 소설가, 희곡가, 평론가, ─그러한 자격은 다른 사람이 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적어도 내 눈에 비친 우리 이와노 코우메이씨는, 거의 장엄한 기분이 들 정도로, 사랑스러운 낙천주의자였다.

  1. 1873~1920, 일본의 소설가, 시인.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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